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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down!!

w. Gen

- 여름은 겨울을 준비하는 거야. 그리고 겨울은, 여름을 기대하는 거지!!! -

 

 

  “야야야 카게야마, 봤어? 니시노야 선배 SNS. 이번엔 호주인가 본데?” 침대에 누워있던 히나타 쇼요가 굴러떨어지자, 그 주변에 쌓여있던 귤껍질이 바닥으로 같이 내려왔다.

  “그래 뭐, 호주에도 물고기야 많겠지…. 청새치도…… 있나?” 카게야마 토비오는 히나타가 들고 있던 핸드폰을 금방 눈으로 훑고 다시 코타츠 속으로 어깨를 집어넣었다.

 

  새하얀 이가 정말로 반짝이는 건지, 크리스마스의 장식이 요란해서인지 몰라도 니시노야가 올린 호주의 골목 사진은 참 남부럽지 않게 알록달록한 느낌이었다. 아낌없이 쓴 거리의 장식을 배경으로 한 셀카가 연말의 분위기를 한껏 강조했다.

 

  “잠깐만, 웬 반팔이야? 여기 지금 여름이냐?!” 반응이 시원찮다며 구시렁대는 히나타가 장성한 팔을 치우던 사이, 거의 얼굴까지 들어갔던 코타츠에서 카게야마가 도로 튀어나왔다.

  “그야 여름이지. 지구 반대편이잖아.”

  금방 찍어 선명한 여행객의 사진이 토비오의 눈앞에 들이닥쳤다.

  “아무래도 우리도 트리 장식을 더 달아야 할까 봐. 질 수 없어! 외국은 다 이렇게 요란하게 하는 거냐고! 하다못해…. 하다못해 장작, 그래. 난로라도 하나 놔야……!"

  “저기 쇼요…. 여기 우리… 집이거든?”

  덕분에 집채만 한 작업용 의자에 앉아있던 켄마가 고개를 내밀어 불안한 듯 대답했다.

  “그치만 선배-. 방이 화려한 게 화면이 더 잘 나오지 않을까요?”

  “아니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여름? 여름이라고?! 장난 아니네…. 완전 부러, 에에…에……엣취-!”

 

  코즈메 켄마의 눈이 난데없는 병원균 살포에 세로로 가늘어지는 사이, 쇼요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옆에 있던 소독제를 난사했다.

 

  칙-.

 

  “아, 아하하. 확실히 여름 크리스마스는 재밌긴 하겠네요. 그쵸? 안 그래?”

 

  칙칙-.

 

  “……난닝구 차림으로 새벽 운동을 하기엔 너희도 노쇠하긴 했지.” 켄마는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의자 바퀴를 굴려 조금 더 먼 책상으로 스리슬쩍 이동했다.

 

  칙칙칙-.

 

  “에이, 저흰 아직 한창때라고요! 그리고 그건 이 바보 대왕이 이상한 내기를 하자는 바람에.”

  “바… 보 쿨쩍. 바보 대왕이라니 말 다 했냐 참새 머리…. 쿠…쿨쩍. 하루라도, 거르면, 그게…. …프……프엣취!”

  “그리고 노쇠라뇨! 저희 아직 팔팔한 현역인데!! 너무해.”

 

  여기서 쫓겨나면 사랑과 닭살이 철철 돋는 커플의 집, 아니면 지옥훈련이 기다리는 체육관행이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노숙이었는데 그야말로 가장 피하고 싶은 결말이었다. 물론, 황금 같은 연휴에 훈련은 잠시나마 땡땡이쳐도 새벽 운동은 달랐다. 그건 배구 대 자기 자신이라는 정당한 자존심 싸움의 문제였지만, 아무렴 속옷 바람은 좀 심하긴 했다. 경위가 어찌 되었든 간에 히나타 쇼요는 집주인을 향한 약간의 동정심에 호소하며, 다시 한번 더 토비오 퇴치제를 눈처럼 선사했다.

 

  “아 그만 뿌려-!”

 

  공기를 타다만 점이 깨알같이 붙은 카게야마의 핸드폰 위로, 때마침 도착한 새 소식이 껌벅였다.

 

 

- 다음 목적지는 미시시피!!! -

 

 

  니시노야 유는 세상의 저편에서 크리스마스 특제 빨간 삼각 모자를 쓰고 비치발리볼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그다음엔 카게야마의 눈에 상당히 멋있어 보이는 로고의 음료 한 잔을 공유했고, 또 그 뒤편의 광장에서 풍성한 크림에 신선한 과일이 조목조목 들어간 디저트 가게의 케이크를 산 듯했다. 그러다 빠르게 흘러간 영상 하나에는, 공원 벤치에 집고양이도 아닌 것이 제법 얌전하게 앉아있는 까마귀의 모습이었는데 그로서는 난생처음 보는 종류의 야생왕국이 니시노야의 여행 일지 겸 게시판에 가득했다.

 

 

  “하- 쫄지 마. 쫄지 마.”

 

 

  그런 현재를 들여다 감상하니, 문득 가장 절박했고 동시에 즐거웠으며 매일이 행복하고 또 고되기도 했던 지난 사춘기 시절의, 까마귀들을 향한 그의 말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쿨쩍….”

 

  설령 키가 2미터라고 해도 리베로를 한다던 몹쓸 인간은, 말하자면 괴물 같은 유소년과 청소년기를 보냈음에도 체육관이라는 안락하고 열정 넘치는 장소를 떠난 지금에조차 놀라운 행보를 보인다.

 

  “뭐야- 병균 대왕. 울어?”

  “카게야마군 운다고? 왜?”

 

  덩치 큰 신체에 깃든 넘치는 감수성은 아무래도 감기가 대표적인 원인이겠으나, 별안간 히나타에 이어 켄마까지 관심을 보이자, 토비오는 방 한가운데 넓게 펼쳐져 있던 책상 이불 속으로 도로 머리를 집어넣으며 퉁명스레 대꾸했다.

 

  “울긴 누가요!”

 

  어둠 속에서는 좀 부담스럽게 밝은 화면의 불빛을 내리며, 토비오는 예전 기억의 좋았던, 슬펐던, 분했던 그리고 뛰어났던 오색찬란한 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선, 배구로 이루어진 세상의 밖에도 분명 강한 사람들이 넘쳐나겠지. 라며 아주 먼 미래를 향한 기대감을 그었다. 시각, 관찰하기, 모든 것을 단순히 보아 현실적으로 강했던 니시노야 유라는 사람이 지금 서 있는 방향을 가늠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그가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던 직수입 청새치의 형태를 돌이켜 앞선 것들에 재조합했다.

 

  “맛있겠다 칠면조.”

  “파, 파블로바? 이건 뭐지.”

  “디저트 같은데.”

  “우와-. 이것도, 아 저것도 맛있겠다!”

 

  이불 밖에 남은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리에 있으나 없으나 선명한 이의 흔적을 곱씹고 있었다. 세 사람은, 따듯한 방 안에서 제법 오랫동안 몸을 녹이며 네모난 화면에 머리를 잔뜩 들이밀었다.

 

  “크으 다들 진짜 어른이다 어른~!”

  “근데, 저긴 날씨가 너무 화창해.”

  “우리도 질 수 없지. 올려 올려! 뭐라고 할까. 선, 배. 우리는 지금 …파, 티 준비하러…….”

  “그치만 애플파이는 맛있겠다.”

  “바로 답글 달렸어! 봐봐, 야 카게야마!! 너도 보라고!”

 

  그러는 사이 쿠로오가 들어왔다.

  그는 방문객의 겸연쩍을 법한 인사도 생략한 채 곧장 주방으로 돌진하며 코트를 던졌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직 준비 다 안 했지?”

  “아무것도…. 쇼요는 홈파티 준비 도와준다고 일찍 와놓고선…….” 생략된 발언 뒤에 붙은 켄마의 눈총이 축객 둘을 따라갔다. 덕분에 히나타는 그간의 휴식을 만회하려는 듯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며 집을 치우기 시작했다.

 

  “토비오군은 뭐 하시나?”

  “감기래요.”

  “쯔쯔-. 젊은 놈이.”

  “안녕하십니까. 선배. 쿨…쿨쩍.”

 

  곧이어 다른 우주에서 현실로 마저 돌아온 카게야마를 향해, 쿠로오 테츠로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젓고는 산더미처럼 쌓인 할 일을 처리하러 사라졌다.

 

  “다른 사람들은 언제쯤 도착한대?”

  “일단, 장소랑 시간은 문자로 보내놨는데. 몇 명은 답장 왔고, 나머지는 바쁜가 본데요. 아직 답이 없어요.”

  “알아서들 오겠지. 일단은 음식 만드는 것 좀 도와줘. 아, 저기 장식도 좀 더 붙이고.”

  “너무 많이 건드리지는 마…….”

 

  집주인이 두려운 눈길로 연휴의 변신을 바라보는 사이 그들은 내부를 한층 더 화려하게 장식하고, 적당히 그럴듯한 크리스마스용 음식의 밑 준비를 시작했다. 두 어깨가 무겁도록 들고 온 짐을 정리하고서는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꺼내 늘어놓아 시시껄렁한 잡담을 했다.

 

  그 사이 토비오가 들어가 있던 코타츠의 위로 아래로, 새로운 방문객의 코트며 패딩이 쌓여 올라갔고, 켄마가 작업하던 책상 위로 허락은 받았나 불분명한 목도리와 장갑이 털 수북이 들어앉았다. 쇼요가 앉아 놀던 침대 위로는 선물꾸러미가, 빈 가방이, 바깥에서 몰고 들어온 찬 바람의 기운 조금과 함께 분주히 움직이는 낯익은 얼굴들이 어서 와. 오랜만이다. 잘 지냈지. 같은 어디를 가도 통하는 인사를 나눴다.

 

  안부의 사이사이로 빨강과 초록이 획기적으로 타오르는 비닐 포장지가 줄줄이 등장하고, 초인종 소리와 함께 새로 들이치는 식구들을 서로가 분주히 맞았다. 바로 그 소란스러움의 중심에서 돌연 모두의 핸드폰이 울리며 화면이 밝아졌다.

 

  니시노야의 업데이트였다.

 

 

- 다들 Happy Merry Christmas!! 언제나 등 뒤에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

 

 

  여느 때와 같은, 평화로운 크리스마스였다.

  아침과 새벽에 만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선명하고 일상적인, 그 많은 날 중 하나였다.

MERRY CHRISTMAS WITH NISHINOYA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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